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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복지관과 함께해주시는 후원자·자원봉사자분들의 활동 소식을 전하는 공간입니다.
자원봉사활동 수기글 "느리지만 충분한 변화, 자원봉사"
박인형 13-10-22 13:04 3,748회 4건


지난 2012년 9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우리복지관에 사회봉사활동으로 참여한 문수빈 학생이 교내에서 실시한 사회봉사활동 체험수기 공모전에 당선되었습니다.
우리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들을 정리해서 작성한 글을 복지관 이용자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게시합니다.


                                "느리지만 충분한 변화, 자원봉사"

                                                                             -서울여자대학교 아동학과 문수빈
 

 2012학년도 2학기에 마포장애인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집단미술치료 보조교사 활동을 신청하였다. 같은 해 1학기에 어린이집에 나가서 자원봉사활동을 했었는데,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정말로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구나. 나를 더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일지 생각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 후에 장애인복지관의 자원봉사 활동을 신청한 것이었다. 복지관은 집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이었다. 도보로 15분이 채 안 걸리는 곳이었는데, 사실 자원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복지관이 있었는지도 몰랐었다. 동네에 유일하게 한 군데 있는 복지관이었는데 나는 이렇게 무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머쓱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나의 경우는 자원봉사활동을 내 ‘스펙’을 쌓기 위해 신청해왔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취업을 해야 할 때, 지금 내가 어떤 경력을 쌓아야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을 가장 중요시 하며 어떤 자원봉사활동을 할 지 결정한다. 졸업 한 후 아동심리치료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나는, 1학년 1학기 때 나갔던 어린이집과 이번 집단미술치료도 같은 맥락에서 신청했었다. 그리고 기관에 나가면서 ‘내 재능을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나눠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정말 많이 배워가야지, 이건 나를 위한 활동이야.’하는 생각을 더 많이 했었다. 둘 다 맞는 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미묘한 차이로 어떤 생각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이타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었다. 자원봉사활동을 나가기 전에는 후자의 생각을 더 많이 하며 설레었었다. 항상 내 중심으로 먼저 생각하고 그 생각의 결과로만 행동한 나머지 남에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나도 피해 입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는 개인주의자, 이기주의자의 모습의 나였다. 이런 태도가 문제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조금씩 바뀌어가는 나의 모습을 천천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공부를 하며 집단치료의 모습을 이론으로만 배웠는데, 실제로 내가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니, 게다가 아동집단이다 보니 내가 실전 경험을 제대로 쌓겠구나.’정말 기대도 많이 했었고 ‘비슷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이었다. 내 중심으로 생각을 해서 그런것인지, 힘들겠다는 걱정은 되지 않았다. ‘그냥 간단히 청소하고, 준비물을 챙기는 거겠지? 나는 미술에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술을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참여한다고 하기 보다는 관찰을 할 생각으로 신청했었다.

 

  그렇게 자원봉사활동을 나가기 시작했다. 미술 수업은 유아반 수업과 아동반 수업으로 나누어져 있고, 수업 전후에 준비물을 챙기고 청소를 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유아반 아이들은 4명, 아동반 아이들은 6명이었는데, 나이도 성별도 다양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더 힘들지 않았나 싶다. 이 아이와 친해지고 나서 저 아이와도 친해져야 하는데 한 주가 지나면 다시 어색해지고 나를 까먹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초반에는 그런 점이 조금 힘들었었다. 얼른 친해져서 이런 이야기도, 저런 이야기도 하고 깊은 라포를 형성하고 싶었었는데……. 공부하면서 알게 된 이상적인 상담이나 치료현장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내 욕심이었다는 생각부터 든다. 내가 실전에는 완전한 문외한이었기도 했고, 아이들이다 보니 초반에는 어색해 하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것이다 보니 친해지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 때는 아이들을 오랫동안 관찰하며, 많이 친해지고 싶어서 내가 기회만 된다면 정말 오랫동안 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었다.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활동 초반에는 이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데에서 얻는 기쁨이 목표인 내적 동기는 전혀 없었고, 자원봉사활동을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었다.
 


  ‘오래해야지.’하는 막연한 생각은 했지만 중간에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몇 번을 만나놓고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 것은 정말……. 정말 힘들었다. 아무래도 미술 수업이다 보니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개인 작품을 만들 때도 있었고 집단 작품을 만들 때도 있었는데, 어떤 경우이든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에게서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 어르기도 하고 혼도 내보았는데,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성취도가 확연하게 차이나기도 하고 내가 하는 말과는 전혀 무관한 것에만 관심을 갖기도 했었다. 그럴 때 아이들이 다시 원위치 하도록 돕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화를 낸다고 해도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지 않아서, 수업이 끝나면 정말 기운이 빠지고 기분도 상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하는 아이를 통제하려다가 다친 적도 있고 그럴 때는 서럽기도 했었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나.’하는 생각도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힘든 점이 있었기에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그런 일들이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유난히 힘들었던 날엔 아르바이트를 가서도, 집에 도착해서도 내내 아이들 생각이 났다. ‘왜 문제였을까, 오늘은 왜 힘들었을까? 다음번에 내가 어떻게 해야 오늘 같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자주 생각하다보니 나 먼저도 아이들과 친해진 듯한, 익숙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은 무조건 착한 선생님,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다. 잠깐 볼 건데 좋은 모습만 보여주자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부딪히기도 하며 아이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다보니 애증이 싹트면서 정말 내 아이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못 보는 상황이지만 그 외의 시간에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내가 왜 이러지?’하는 의아함도 생겼다. 그동안의 나는 다른 사람과의 일이라면 표면적인 일만 잘 해결하기 위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내 할 일도 많을뿐더러 내 생각을 먼저 해야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는 이 생각이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었다는 것, 오히려 나에게 독이 되는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자원봉사활동이 나를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복지관에 다니면서 많은 장애인들을 보았다. 표면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아동의 경우에는 나보다 체구도 작고 내가 직접 수업에 참가하다보니 확실히 막연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다. 성인의 경우에는 밖에서 보면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는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은 나의 고정관념이라는 걸 인식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변하였다. 이 점도 활동을 통해 얻은 큰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대로 나의 경험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우선 아이들을 직접 겪으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었다. 내가 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아이들은 정말 무한한 능력이 있고 똑똑할 뿐만이 아니라 눈치까지 빠르다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 선생님들이 나와 같은 대학생들이었는데, 그 중에서 내가 가장 학년도 어리고 체구도 작았다. 아이들이 몇 번 우리를 만나고 나서 그 서열을 파악했는지 좋은 말로 하면 나를 가장 편하게 생각하고, 솔직히 말하면 나를 만만하게 봐서 그걸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 현장에 나가서는 카리스마도 있어야 하고, ‘나는 선생님’이라는 느낌을 주기는 줘야겠구나 생각했다. 친구 같은 선생님은 될 수 있어도 선생님 같은 친구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도 보는 눈이 있어서 예쁘거나 더 나이가 많은, 멋진 선생님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분야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애들이 그런 걸 봐~?”하며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겉모습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기본적이고 아주 중요한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자원봉사활동과는 조금 별개인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 활동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어쩌면 1년이라는, 나름은 긴 시간 동안 자원봉사활동을 한 것도 수업은 힘들지만 주변에 좋은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항상 자원봉사활동 선생님들을 잘 챙겨주시던 담당 선생님, 먼저 솔선수범해서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던 봉사자 선생님들을 알게 된 것이 예상하지 못한 큰 기쁨이었다. 지금도 선생님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가끔은 사석에서 만나기도 한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취업이라는 것이 더 가까워지고, 그것 때문에 물질적인 결과에만 집중하는 나였는데, 이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게 되었고, 역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공부만 하고 아르바이트만 했던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냥 내 길을 나 혼자 가면 된다는 주의였는데,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자원봉사활동 자체가 나에게 에너지로 전환되었던 것이라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사람에게 지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에게 힘을 얻는다는 것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조금 상투적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긍정적인 마음으로 항상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그래, 도와주는거지.’라고 생각하고 말았었다. 이런 점에서 뿐만이 아니라 내가 혼자서 등하교를 하는 것, 집안일을 하는 것, 내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것, 살아가며 모든 일에 감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나는 나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만을 바라보았다. 나보다 더 돈이 많은 사람, 예쁜 사람, 날씬한 사람, 똑똑한 사람. 그럴수록 나는 자존감이 낮아졌고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왜 나는 저 사람보다 못 한 걸까?’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가까이에서 본 아이들은 그런 걸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항상 즐거워보였고 행복해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아이다움’을 배우게 되었다. 나도 어렸을 때는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의 방식대로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데 급급했던 것 같다. 그들을 닮고 싶어서라고 합리화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다. 아이들 옆에서 아이들에게 직접 배웠기 때문이다.

 

  내가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실전 경험뿐이라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1년간의 활동 결과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배웠고 책상에서 공부만 했다면 영원히 얻을 수 없을 교훈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 자원봉사활동을 꼭 해보라고 추천한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자기의 진로와 관련된 것이라든가, 꼭 그렇지 않아도 좋으니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찾아보고 신청했으면 좋겠다. 자원봉사활동을 한 이후로는 이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전도 동등하게 경험해봐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나중에 정말 이런 길로 취업을 하게 되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않을 것이고, 겁먹지 않을 수 있을 거라는 담대함이 생겼다. 그리고 무슨 경험이든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좋은 일, 나쁜 일로 다양하게 해석되기 나름이다. 열린 마음으로 지금 바로 활동을 시도해보았으면 좋겠다. 이제 나의 대학생 시기의 절반이 가까워지고 있다. 
  나에게 2년 간 했던 일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을 꼽아보라고 하면 세 손가락 안에 자원봉사활동이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렇게 나의 기쁨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기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 학교에서 충분히 활동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많은 학생들이 활동에 참가하고,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진솔하고 진정성 넘치는 수기네요. 좋은 글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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